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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8-08-18 23:27
왜 경유승용차 인가?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974  
정부는 경유승용차 판매를 한동안(2005년까지) 금지해 왔다. 표면상으로는 경유차가 내뿜는 매연이 심각하다는 환경적인 이유를 들지만 속내는 세수보전 때문이다. 경유승용차를 허용하면 당연히 경유차가 늘게 되고, 상대적으로 값이 싼 경유에 붙는 세금이 휘발유에 비해 적어 거둬들이는 세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경유차 확대를 반대하던 정부가 경유승용차 전면 허용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에는 자동차업계의 끊임없는 요청이 배경이 됐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경유승용차가 일반화된 서유럽의 예를 들면서 국내에도 경유승용차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렇다면 현재 서유럽에서 경유승용차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실제 환경보호의 선진국인 서유럽에선 디젤승용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서유럽 내 일부 국가들의 경유승용차 점유는 전체 자동차시장의 40%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경유승용차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건 불과 몇 년 전부터다. 80년대 중반 디젤엔진의 분진이 발암물질이라는 비판과 함께 각국 정부가 경유승용차에 대해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며 성장이 둔화되자 이에 위기감을 느낀 자동차업체들이 연료효율이 높고 친환경적 첨단 엔진 개발에 전력투구, 90년대부터 판매가 급속히 늘었다. 이에 따라 지난 92년 서유럽 내 경유승용차 판매는 17%를 기록했고, 이후 93년 20%를 조금 넘어섰다.

90년대 중반 연료를 고압으로 압축, 직분사하는 커먼레일 디젤엔진의 등장은 경유승용차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 엔진이 휘발유에 비해 단점으로 꼽히던 소음과 배기가스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엔진으로 각광받았던 것. 게다가 디젤엔진의 장점인 힘과 내구성이 좋아 소비자들의 시선이 경유승용차로 모아졌다.

지난 2000년 서유럽 내 경유승용차는 전체 시장의 32%인 465만대가 판매됐고, 2003년에는 점유율이 45%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서유럽의 경유승용차 확대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돼 이미 50%를 넘어선 국가가 매우많다 . 이에 따라 경유승용차가 없는 메이커의 도태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휘발유차가 독점하고 있던 고급 대형 승용차급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산돼 서 유럽 내 프리미엄급 자동차의 45%가 디젤엔진을 얹고 있다. 특히 벨기에의 경우 전체 경유승용차 중 고급차의 비중이 90%에 이른다.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80%, 이탈리아도 70%를 넘어선 지 오래다. 고급차로 갈수록 경유승용차가 휘발유승용차에 비해 더 선호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럽 각 국은 그 동안 디젤엔진이 내뿜는 매연을 줄이기 위해 휘발유차 중심으로 펼쳐 왔던 모든 자동차 정책을 디젤에 맞추기 시작했다. 메이커들 또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디젤엔진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럽시장에서 경유승용차 판매가 늘어나며 선진화된 디젤엔진 기술력 보유가 곧 판매차이로 이어지며 업체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기까지 하다.

서유럽의 폭발적인 경유승용차 확산에 비해 국내와 일본, 미국 등은 여전히 경유승용차 수요가 많지 않다. 일부 다목적차에 한해 커먼레일 디젤엔진이 적용, 판매되고 있으나 승용차의 디젤엔진 도입 여부는 환경정책과 유류비 조절 측면(세제)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이 처럼 경유승용차 문제는 각 국이 추구하는 배출가스 저감정책 방향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일본은 디젤엔진에서 배출되는 PM(입자상물질)과 NOx(질소산화물)를 적극 줄여 왔고, 유럽과 미국은 이산화탄소(CO2)와 NOx를 감소시키는 게 기본 환경정책이다. 또 연료가격이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 및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두 연료의 가격차이가 거의 없다.

국내 경유승용차의 도입은  정부와 업체 간 논란이 있었으나 디젤정책은 이처럼 환경, 세제, 기술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결코 쉽게 처리될 일이 아니며 연료간의 세금격차 등으로 또다른 2라운드를 맞이 하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됐듯이 디젤엔진에 시대적,기술적 진보는 계속될것이며, 이흐름에서 뒤쳐진다면,  앞으로의 국산차의 미래는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